▲ 임명섭 충남일보 주필

최근 여러 곳에서 간첩 조직이 발각되고 었어 보안대책이 심각하다. 문재인 정부가 간첩을 잡지 않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자유민주연구원이 국회·국가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2011~2017년 간첩 적발 건수는 26건이었다.

문 정부 때인 2017~2020년엔 국가보안법 위반자는 겨우 3명에 그쳤다. 이마저도 박근혜 정부 때 수사 중이던 사건이다. 국군방첩사령부(전.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2011~2016년 총 48명의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검거, 군과 검찰에 송치했다.

국가정보원은 2017~2020년에는 단 한 건의 국가보안법 위반자를 송치하지 않했다. 문 정부 때 국정원 윗선에서 수사를 뭉갰기 때문이라는 전 국정원 한 간부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문 정권이 대북 이벤트에 집중하며 북한 눈치를 보느라 수사를 방해했다는 주장이다. 

최근 적발된 국가보안법 위반자는 남북행사, 해외교류 등에서 유력한 인물을 포섭한 뒤 해외로 불러 들여 주로 이메일 등을 통해 관리한 간첩들을 무차별로 포섭했다.북한은 간첩 조직을 만드는데 종전 처럼 많은 공작금을 쓰지 않고 있다. 

이런 변화는 2000년대 북한의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그래서 공작금을 덜 들이는 방식 쪽으로 간첩 조직이 바꿔지는 등 인적 구성이 이전과는 다르다고 한다. 최근 적발된 간첩 조직도 주로 지방에 거주하며 주변에 대한 영향력을 갖은 쪽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주사파 학생운동권은 졸업 후 주로 사회활동에서 주사파적인 생각을 이어가다 북한 공작원에 포섭되고 있는 형태이다. 때문에 간첩 조직을 안정성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남들이 보기에 위장하기 좋은 직장을 구하는 편에 쏠리고 있다. 

대중 활동보다 지하당을 확대하는 것과 같은 비밀스러운 작업에 주안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최근 간첩 조직원들은 기자회견을 하는가 하면 1인 시위, 소규모 캠페인 등 지하당 활동이라고 하기에는 미미하고 소소한 활동 등을 빈번하게 벌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주사파 운동은 대부분 학생, 인텔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사파 운동의 확산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 등 학생이외의 집단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지금까지 방첩업무를 맡은 실무선에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올려도 '남북 관계를 지켜보고 제대로 하자' 등으로 윗선에서 결재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사실인지 몰라도 심지어는 수사 결재를 하지 않으려고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 사이에 간첩 혐의자들은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거나 지령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문 정부는 간첩이 활개 치도록 내버려뒀을 뿐만 아니라 국정원의 간첩 수사권마저 내년부터 경찰에 넘기도록 했다. 그동안 안보 경찰 수는 5년 사이 1천여 명이나 줄었다. 전 국정원 모 국장은 "대공 수사권을 경찰에 이관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는 철저한 간첩 수사뿐만 아니라, 문 정부 시절 정권 차원에서 조직적인 간첩 수사 방해 행위가 없었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특히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회복시켜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국정원이 국보법 위반 혐의로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한 것도 처음이다. 고위 간부인 수사 대상자가 해외에서 북한 문화교류국 소속 공작원과 회합한 정황이 포착됐다는 혐의이다. 

민주노총은 "공안탄압을 중단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간첩 세력이 국내에서 암약하고 있다는 정황이 확보됐다면 이는 방관할 수 없는 일이다. 당시 국정원 수뇌부가 어떤 생각으로 수사를 중단케 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 정권 5년 동안 간첩 수사가 답보 상태였던 것은 사실로 확인됐다. 

세계에서 간첩을 봐주고 내버려 두는 나라는 없다. 상대국과 어떤 대화를 해도 뒤에서 정보기관은 치열하게 활동한다. 그게 정상적인 나라이다. 민주노총이 지난해 8월 15일 주최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노동자와 관계없는 ‘한미 동맹 해체’ ‘주한 미군 철수’ 등의 주장이 나온 배경도 따져봐야 한다. 

김정은 정권의 도발에 맞선 방첩 역량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므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폐지하지 말고 유지해야 한다. 내년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이관하도록 돼 있는 것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여론도 높다.